키움-두산, 잠실 — 스무 살과 스물한 살
8월 30일 일요일 저녁 6시, 잠실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만납니다. 마운드에 스무 살과 스물한 살이 섭니다.
두산 선발 최민석부터 보겠습니다. 2006년생 우완, 스무 살입니다.
22경기 12승 3패 평균자책점 2.66, 121과 3분의 2이닝.
스무 살이 12승 3패에 2점대 평균자책점입니다. 121이닝을 던졌고 삼진 109개, 피홈런 5개. 121이닝에 홈런 다섯 개는 아주 적은 숫자입니다.
구종을 보면 왜 홈런을 안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심 46퍼센트에 143킬로, 커터 28퍼센트 139킬로, 포크볼 12퍼센트 136킬로. 목록에 직구가 없습니다. 세 구종 모두 움직이는 공이고 속도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143, 139, 136. 배트 중심을 피해 가면서 타이밍을 어긋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스무 살 투수가 이런 레퍼토리로 던진다는 게 놀랍습니다.
약점도 있습니다. 볼넷 51개입니다. 121이닝에 51개면 9이닝당 3.8개, 적지 않습니다. 이닝당 출루 허용 1.31. 주자를 꽤 내보냅니다. 그런데 장타를 안 주니까 그 주자들이 홈까지 오지 못합니다. 평균자책점 2.66이 그 결과입니다.
키움 상대 성적은 4경기 22와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2.38, 3승 무패. 이 매치업에서 완전히 지배했습니다.
키움 선발은 전준표입니다. 2005년생 우완, 스물한 살. 15경기 0승 1패 평균자책점 3.93, 34와 3분의 1이닝.
15경기에 34이닝이면 경기당 2.3이닝. 불펜 투수입니다. 그리고 지표에 눈에 확 걸리는 게 있습니다.
볼넷 31개입니다. 34이닝에 서른한 개. 9이닝당 8.1개입니다. 삼진은 22개니까 볼넷이 삼진보다 많습니다.
이런 숫자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3.93입니다. 34이닝에 안타를 26개만 맞았기 때문입니다. 즉 안타는 안 맞고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는, 아주 극단적인 유형입니다.
구종을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직구 74퍼센트에 149킬로. 74퍼센트입니다. 체인지업 11퍼센트, 슬라이더 9퍼센트. 사실상 직구만 던집니다. 149킬로짜리 직구는 좋은 공이지만, 그 하나로 카운트를 잡으려 하면 볼넷이 쌓입니다.
두산 상대 기록은 2경기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40.50입니다. 두 번 나와서 아웃 두 개를 잡는 동안 실점했습니다. 표본이 너무 작아 예측 근거로 쓰기는 어렵지만, 좋은 기억은 아닙니다.
29일 경기를 보겠습니다. 잠실에서 두산이 키움을 7대 2로 이겼습니다. 곽빈이 승리투수, 키움 안우진이 패전입니다.
이 경기는 제가 앞선 대본에서 다뤘던 카드입니다. 곽빈과 안우진, 같은 1999년생에 둘 다 직구 평균 152킬로, 9이닝당 삼진도 똑같이 10.7개였습니다. 그런데 곽빈이 10승 5패, 안우진이 3승 6패였습니다. 저는 두산 쪽을 골랐고 3대 1이나 2대 1을 예상했는데, 결과는 7대 2였습니다. 승패는 맞았고 스코어는 크게 틀렸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 결과가 두산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26일과 27일 수원에서 KT에 4대 5, 4대 5로 이틀 연속 한 점 차로 졌던 팀입니다. 27일 경기는 11회까지 갔습니다. 그 두 경기를 놓친 뒤 28일 우천 취소로 하루 쉬고, 29일에 7대 2로 이겼습니다. 흐름을 끊었습니다.
순위를 정리하겠습니다. 29일 경기까지 반영하면 두산이 60승 52패 4무 승률 0.536으로 5위입니다. 3위 KIA가 0.558이고 4위 LG가 그 사이에 있습니다. 두산은 위쪽 두 팀과 두 경기 안팎 차이입니다.
두산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6위 NC와 열 경기 가까이 벌어져 있어서 포스트시즌 자리는 확보했습니다. 남은 건 3위나 4위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쪽과 준플레이오프로 바로 가는 쪽, 그 경계에 있습니다.
두산이라는 팀 성격도 짚겠습니다. 팀 평균자책점 3.68로 리그 1위입니다. 그런데 팀 홈런 87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쪽입니다. 안타는 치는데 담장을 못 넘깁니다.
그래서 26일과 27일 같은 경기가 나왔습니다. 4대 5, 4대 5. 마운드가 다섯 점으로 막았는데 타선이 네 점에서 멈췄습니다. 홈런이 없는 팀은 8회에 두 점 뒤진 상황을 뒤집기 어렵습니다. 주자 두 명을 모아야 하고, 그러려면 안타 세 개가 필요합니다.
이게 30일 경기에서 어떻게 작용할까요. 상대 선발이 9이닝당 볼넷 8.1개를 주는 투수입니다. 볼넷으로 나가는 주자가 많다면, 홈런 없는 팀에게도 득점 기회가 계속 생깁니다. 두산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경기입니다. 참고 기다리면 볼넷이 나옵니다.
키움은 42승 75패 3무 승률 0.359로 최하위입니다. 시즌은 끝났습니다. 27일 고척에서 삼성에 2대 15, 그 전날 2대 12, 그리고 29일 잠실에서 2대 7. 최근 세 경기에서 여섯 점을 냈습니다. 팀 타율 0.245, 팀 평균자책점 5.29.
그러면 이 팀이 남은 경기에서 볼 건 하나입니다. 전준표가 그 하나입니다. 149킬로 직구를 74퍼센트 던지는 스물한 살이 볼넷을 줄일 수 있는지. 34이닝에 서른한 개를 준 투수가 이 등판에서 세 개 이하로 막으면, 그건 다음 시즌 로테이션 후보가 된다는 신호입니다.
시즌 상대전적은 두산이 8승 4패로 앞섭니다. 잠실은 KBO에서 가장 큰 구장이고 홈런이 가장 안 나오는 곳입니다. 두 팀 다 홈런이 적으니 점수는 안타를 이어 붙여서 나올 겁니다.
타선에서 이름을 짚겠습니다. 두산 박찬호가 타율 0.290에 5홈런 47타점입니다. 홈런 다섯 개에 타점 마흔일곱 개. 홈런 없이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키움은 추재현이 타율 0.309에 4홈런 14타점. 타점이 열네 개면 출전 기회를 이제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정 조건도 하나 짚겠습니다. 28일 금요일 다섯 경기가 전부 우천 취소됐습니다. 그 경기들은 9월이나 10월로 밀립니다. 정규시즌이 10월 초에 끝나니까 시즌 막판에 밀린 경기가 몰리고, 순위 싸움하는 팀들은 휴식일 없이 연전을 치르게 됩니다.
두산에게 이건 양날입니다. 팀 평균자책점 리그 1위로 버티는 팀이니 연전에서 강할 수 있지만, 불펜을 매일 쓰면 그 강점이 먼저 닫힙니다. 26일과 27일 수원에서 이틀 연속 한 점 차로 지면서 11이닝까지 쓴 게 불과 며칠 전입니다. 28일 취소가 그 팀에게는 회복 시간이었습니다.
키움은 반대입니다. 42승 75패 3무, 순위 경쟁에서 빠진 팀이라 밀린 경기가 부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린 투수들에게 등판 기회가 늘어나는 구간이 됩니다. 30일 선발로 나오는 스물한 살 우완도 그 흐름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 최하위 팀 경기에는 다른 팀 팬들이 봐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순위 싸움 중인 팀들이 남은 일정에서 키움을 계속 만납니다. 149킬로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볼넷을 다섯 개 주는 날과 하나도 안 주는 날, 상대 팀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경기입니다.
제 예측은 두산입니다. 홈이고, 선발이 12승 3패에 2점대이고, 상대 선발은 볼넷이 삼진보다 많고, 상대전적도 8승 4패입니다. 예상 스코어는 5대 2. 볼넷이 많은 투수를 상대하는 경기라 이닝이 길어지고 점수는 야금야금 날 거라고 봅니다.
보실 장면은 전준표의 1회입니다. 149킬로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지. 첫 이닝에 볼넷 두 개가 나오면 그날 경기는 3회 전에 방향이 정해집니다. 반대로 그 직구로 삼진을 잡기 시작하면, 최하위 팀에서 스물한 살 투수가 왜 15경기를 던졌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경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