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일요일 저녁 6시, 광주에서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가 만납니다. 두 선발의 시즌 이닝을 먼저 비교하겠습니다. KIA 네일이 140과 3분의 2이닝. SSG 이준기가 3이닝입니다. 140이닝과 3이닝. 같은 리그에서 같은 시즌을 보낸 두 투수의 기록입니다. 먼저 네일입니다. 1993년생 우완. 24경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3.71, 140과 3분의 2이닝. 이닝당 출루 허용 1.17, 삼진 117개, 볼넷 29개, 피안타 135개, 피홈런 11개. 여기서 강조할 숫자는 볼넷 29개입니다. 140이닝에 스물아홉 개니까 9이닝당 1.9개입니다. KBO에서 이 정도 제어를 유지하면서 140이닝을 던진 투수는 몇 명 없습니다. 구종을 보면 방식이 보입니다. 투심 33퍼센트에 145킬로, 스위퍼 32퍼센트 131킬로, 커터 19퍼센트 140킬로. 목록에 직구가 없습니다. 세 구종 모두 움직이는 공입니다. 투심은 아래로, 스위퍼는 크게 옆으로, 커터는 짧게 옆으로. 배트 중심을 피해 가는 공만 던지면서 볼넷을 안 줍니다. 피안타 135개는 적지 않습니다. 이닝당 한 개 가까이 맞았습니다. 맞혀 잡는 투수니까 당연합니다. 대신 140이닝에 홈런 11개로 장타를 억제했습니다. SSG 상대 성적은 3경기 18이닝 평균자책점 3.50, 1승입니다. 압도한 기록은 아닙니다. 이 경기에서 SSG가 기대할 근거가 하나 있다면 여기입니다. 이준기는 2002년생 우완입니다. 2경기 3이닝, 평균자책점 6.00, 이닝당 출루 허용 2.00. 3이닝입니다. 시즌 전체 기록이 3이닝입니다. 구종은 직구 47퍼센트에 139킬로, 슬라이더 25퍼센트 130킬로, 커브 21퍼센트 112킬로. 직구 139킬로면 1군에서 구속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커브가 112킬로니까 직구와 스물일곱 킬로 차이입니다. 이 속도 차이로 타이밍을 흔드는 유형인데, 그 방식은 제구가 완벽해야 통합니다. 이 투수는 28일 금요일에 예고됐다가 전 경기 우천 취소로 밀렸고, 29일에는 아빌라가 나갔습니다. 그래서 30일에 등판합니다. 이틀을 기다린 셈입니다. 정리하면 선발 격차가 아주 큽니다. 그리고 조건도 SSG에게 불리합니다. KIA 팀 홈런이 14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광주 챔피언스필드는 홈런이 나오는 구장입니다. 시즌 3이닝을 던진 투수가 그 조건에서 원정 등판합니다. 29일 경기를 보겠습니다. KIA가 SSG를 2대 1로 이겼습니다. 10회 연장까지 갔습니다. 조상우가 승리투수, SSG 문승원이 패전입니다. 이 경기를 두 가지로 읽어야 합니다. 하나는 SSG 쪽 얘기입니다. 9위 팀이 3위 팀 원정에서 10회까지 한 점 차 승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날 SSG 선발이 아빌라였고, 42이닝 평균자책점 1.93에 피홈런이 없던 투수입니다. 홈런 148개짜리 타선을 광주에서 한 점으로 묶었다는 뜻입니다. SSG 전력이 순위표만큼 나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하나는 KIA 쪽 부담입니다. 10회 연장을 치렀습니다. 불펜을 넷 이상 썼을 겁니다. 그리고 30일에 다시 경기합니다. 순위를 정리하겠습니다. 29일 경기까지 반영하면 KIA가 63승 50패 2무 승률 0.558로 3위입니다. 그 뒤에 LG가 한 경기 차 안에 붙어 있습니다. KBO 포스트시즌은 3위와 4위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러야 하고,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립니다. 경기 하나와 선발 로테이션이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KIA에게 30일 경기는 9위 팀과의 홈경기가 아니라 3위 방어전입니다. 여기서 KIA의 약점을 짚어야 합니다. 팀 평균자책점 4.45입니다. 3위 팀치고 좋은 숫자가 아닙니다. 26일 사직에서 롯데를 16대 11로 이긴 경기가 이 팀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열여섯 점을 내고 열한 점을 줬습니다. 즉 네일이 내려간 뒤가 약합니다. 그리고 29일에 연장까지 쓴 불펜입니다. SSG는 48승 65패 5무 승률 0.425로 9위입니다. 순위가 바뀔 여지는 없습니다. 그러면 남은 경기에서 확인할 게 뭐냐. 선발 자리입니다. 25일부터 27일까지 문학에서 한화를 7대 1, 6대 1, 13대 6으로 쓸었고, 29일에는 광주에서 한 점 차로 졌습니다. 좋은 투수가 나가는 날은 경기가 되고, 3이닝짜리 투수가 나가는 날은 안 됩니다. 다섯 자리 중 몇 자리가 비어 있는지가 이 나흘에 다 드러났습니다. 시즌 상대전적은 KIA가 9승 3패 1무로 크게 앞섭니다. 타선에서 이름을 짚겠습니다. SSG 주목 타자로 한유섬이 꼽혔는데 타율이 0.209입니다. 홈런 2개, 타점 12개. 9위 팀 중심 타자의 성적이 이렇다는 게 이 팀 타선 상태를 말해줍니다. KIA는 이호연이 타율 0.276에 1홈런 7타점입니다. 홈런 148개짜리 팀에서 이 타자가 꼽혔다는 건 지금 기회를 받으며 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3위 싸움을 숫자로 조금 더 정리하겠습니다. 29일 경기까지 반영하면 3위 KIA가 승률 0.558, 4위 LG가 그 뒤에 한 경기 차 안으로 붙어 있고, 5위 두산이 0.536입니다. 세 팀이 두 경기 안에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30일 저녁 6시, 이 세 팀이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합니다. KIA는 광주에서 SSG를, LG는 사직에서 롯데를, 두산은 잠실에서 키움을 상대합니다. 세 시간 뒤에 순위표가 다시 짜입니다. 29일 밤에도 그랬습니다. KIA가 10회 연장 끝에 2대 1로 이기고, 두산이 7대 2로 이겼습니다. 세 팀이 같이 움직이니 하루 결과로 순위가 잘 안 바뀝니다. 반대로 한 팀만 미끄러지면 그날 바로 밀립니다. 여기에 일정 조건이 붙습니다. 28일 금요일 다섯 경기가 전부 우천 취소됐습니다. 그 경기들은 9월이나 10월로 밀립니다. 정규시즌은 10월 초에 끝나니까 시즌 막판에 밀린 경기가 몰립니다. 팀 평균자책점 4.45인 KIA가 휴식일 없는 연전에서 3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곧 옵니다. SSG 쪽에서 하나 더 짚겠습니다. 29일 선발이 아빌라였습니다. 42이닝 평균자책점 1.93에 피홈런이 없던 투수고, 그날 광주에서 KIA 타선을 한 점으로 묶었습니다. 9위 팀에 그런 투수가 있고, 30일에는 시즌 3이닝짜리 투수가 나옵니다. 다섯 자리 중 어디가 채워져 있고 어디가 비어 있는지가 이 이틀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건 SSG 팬에게만 중요한 얘기가 아닙니다. 순위 싸움하는 팀들이 남은 한 달에 SSG를 계속 만납니다. 아빌라가 나오는 날과 3이닝짜리 투수가 나오는 날, 상대 팀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경기입니다. 9위 팀의 로테이션이 다른 팀 순위를 흔드는 시기가 지금입니다. 제 예측은 KIA입니다. 망설임이 별로 없습니다. 선발 격차가 30일 국내 경기 중에서 가장 큽니다. 예상 스코어는 6대 2. SSG가 초반에 세 점 이상 뽑지 못하면 그대로 흘러갈 겁니다. 다만 두 가지는 남겨두겠습니다. KIA 불펜이 연장을 치른 다음 날이고, 네일의 SSG 상대 평균자책점이 3.50입니다. 그리고 SSG는 29일에 한 점 차 경기를 만든 팀입니다. 6회까지 두 점 안쪽으로 붙어 있으면, 7회부터는 다른 경기가 됩니다. 보실 장면은 3회입니다. 이준기가 두 번째 타순을 도는 시점. 시즌 3이닝짜리 투수가 KIA 타선을 두 바퀴 상대하는 건 다른 종류의 일입니다. 거기서 버티면 SSG에게 기회가 생기고, 무너지면 5회 전에 경기가 정리됩니다.